[IT동아 강형석 기자] 기업이 PC를 선택할 때에는 신중할 수 밖에 없다. 일반 사무 환경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민감한 사업 프로젝트 진행이 잦은 환경이라면 외부 침입에 주의를 기울여야 된다. 기업용 PC에 보안을 중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3세대 라이젠 프로 프로세서(AMD RYZEN 4000 Series Mobile Processors with PRO Technologies)는 7나노미터(nm) 공정으로 이뤄낸 완성도를 바탕으로 성능과 효율성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추가로 보안까지 강화해 까다로운 기업 시장의 입맛을 맞추고자 했다.
구매 방식 독특한 라이젠 프로 4000 프로세서
3세대지만 번호는 4세대를 암시하는 4000번 대를 쓴다. 이는 1세대 라이젠 프로가 2000번 대를 썼기 때문이다. 사정은 있다. 데스크탑용 1세대 라이젠 프로는 처음 내장 그래픽이 없는 형태로 출시됐고, 이는 1000번 대 번호를 썼다. 이후 내장 그래픽이 추가된 라이젠 프로가 출시됐고, 2000번 대 이름을 받으면서 지금에 이른 것이다.
4번째 라이젠 프로 프로세서라는 의미에서 4000번 대 이름을 쓰지만 속은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와 동일하다. 2세대 젠(Zen2) 설계가 적용됐고, 7나노미터 공정 아래에서 만들어진다. 새 프로세서는 기존 라이젠 3 3200G와 라이젠 5 3400G를 대체하게 된다.
AMD는 3가지 종류의 라이젠 프로 4000 제품군을 전면에 내세웠다. 라이젠 3 프로 4350G, 라이젠 5 프로 4650G, 라이젠 7 프로 4750G 등이다. 코어의 수는 각각 4/6/8개로 구성된다. 이전 세대는 4개의 코어가 제공됐던 것과 다른 부분이다. 라이젠 3를 제외하면 모두 더 많은 코어를 사용하게 되므로 복잡한 작업에 유리해진다.
코어가 동일하거나 최대 2배 늘었음에도 프로세서의 열설계전력(TDP – Thermal Design Power)은 65W로 변함이 없다. 다수의 코어와 내장 그래픽을 품었음에도 전력소모를 이전 세대와 동일하게 구성한 것이다. 소위 ‘전성비(전력 대비 성능 비율)’가 상승한 셈이다.
데스크탑용 라이젠 프로 4000 프로세서는 3.6GHz에서 3.8GHz의 기본 속도와 4.0GHz에서 4.4GHz의 최대 속도를 갖는다. 전반적으로 높은 작동속도가 유지되는 형태로 설계했다. 또한 4~8개 코어 구성으로 속도에 따른 균형을 최대한 맞췄다.
구매 방식은 특별하다. 일단 프로세서 단품으로 구매가 불가능하다. 대형 컴퓨터 판매점의 브랜드 완전조립 PC 혹은 소규모 컴퓨터 판매점에서 조립 PC 형태로 구매할 수 있다. 소규모 판매점에서 이 프로세서를 판매하는 것은 골목상권을 위한 AMD 측의 결정이다.
성능과 보안,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민감한 자료를 다루는 기업 입장에서 보안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외부로 유출되거나 외부 침입으로 인해 손상되면 큰 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외부 침입을 막고자 제조사는 보안 관련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이에 못지 않게 프로세서 제조사 역시 제품에 보안 강화를 위한 명령어와 기술을 포함하고 있다.
AMD는 ‘AMD 프로 기술(AMD PRO Technology)’로 보안 기능을 강화했다. 이 기술에는 AMD 프로 보안(AMD PRO Security), AMD 프로 쉬운관리(AMD PRO Manageability), AMD 프로 비즈니스 준비(AMD PRO Business Ready) 등 세 가지 기술이 포함되어 있다.
AMD 프로 보안 기술에 대해 살펴보면 이렇다. 이 기술은 현대적인 방식으로 보안에 대한 여러 접근이 이뤄진 결과물이다. AMD는 이 기술을 활용해 기업의 데이터 보안 및 시스템 정지 시간을 줄여준다. 이 기술을 완성하기 위해 현대적인 설계와 AMD 메모리 보호(Memory Guard), 핵심 보안 기능을 더했다.
AMD 메모리 보안 기술은 메모리에 있는 데이터의 물리적 공격을 막아주는데 초점을 둔다. 라이젠 프로 프로세서는 완전히 암호화된 메모리 데이터 전송을 지원한다. 보안 기능은 AMD와 여러 기업들과의 협업으로 완성한다. 대표적으로 HP와 레노버를 꼽을 수 있다. 두 기업은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단계에서 외부 침입을 막아주는 기술을 적극 적용했다. 운영체제를 개발하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업도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
안정적인 성능, 내장 그래픽도 만족스러워
3세대 AMD 라이젠 프로 프로세서, 4000G 계열의 성능을 확인해 볼 차례다. 성능은 일부 측정 소프트웨어와 3D 렌더링 측정 소프트웨어(벤치마킹) 등을 가지고 진행했다. 메인보드는 기가바이트 B550M-DS3H, 삼성 DDR4-3200(PC4-25600) 메모리 16GB(8GB x 2), 삼성 970 에보 512GB 고속저장장치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브라우저와 영상 가속, 영상 및 3D 가속 등 종합적인 PC 성능 확인이 가능한 PC마크 10을 실행한 결과를 비교했다. 브라우저, 생산성 등 다양한 항목의 성능을 측정하는데 문서 기반의 생산성(Productivity)과 디지털 사진영상 편집 기반의 생산성(Digital Content Creation) 두 가지 성능을 중심으로 확인했다. 단위는 점수로 높을수록 좋은 성능을 낸다.
프로세서 급(?)에 따라 성능 차이가 드러난다. 전반적으로 일반 생산성 항목에서는 코어를 여럿 쓰지 않고 1~2개 코어를 활용하므로 코어 수보다는 절대적인 작동속도에 성능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보면 어떤 프로세서를 선택해도 큰 문제는 없다.
중요한 것은 내장 그래픽 프로세서를 쓰는 3D 및 영상 변환 가속에 있다. 여기에서는 차이가 두드러진다. 수치 자체로 놓고 보면 비슷해 보이나 절대적인 성능 차이는 존재한다. 전반적인 균형감은 라이젠 5 4650G가 뛰어나며, 절대 성능은 라이젠 7 4750G가 높다. 라이젠 3 4350G는 입문형이지만 기본기가 뛰어난 프로세서다.
프로세서와 내장 그래픽 프로세서를 활용해 3D 가속 성능 측정 소프트웨어를 실행했다. 코로나는 프로세서만을 활용한 가속, 럭스마크는 프로세서와 내장 그래픽 모두 사용하는 형태로 진행했다. 시간이 짧을수록 빠른 처리가 이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결과를 보면 앞서 진행된 측정 결과와 동일한 모습이다. 코어 및 내장 그래픽 프로세서 수가 많은 라이젠 7 4750G가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4650G, 4350G 순으로 이어진다. 프로세서만 쓰는 환경이라면 굳이 이 제품을 쓸 필요가 없다. 그러나 가벼운 3D 및 영상 변환 가속이 이뤄진다면 3세대 라이젠 프로 4000 프로세서는 여러 이점을 제공할 듯하다.
이제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는 선택지가 매우 다양해졌다. 데스크탑 프로세서와 모바일 프로세서, 이번 기업용 데스크탑 프로세서까지 절대적인 수 자체가 늘었다. 심지어 초고성능 데스크탑 프로세서인 스레드리퍼까지 있다. 질도 높아졌다. 꾸준히 성능을 높여 온 결과물이다. 그런 점에서 3세대 라이젠 프로는 기본기에 내장 그래픽이 추가되면서 본연의 매력을 품고 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구매처가 한정되었다는 점이다. 구매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완제품(대형 판매점) 혹은 조립(소규모 판매점) 형태로 구매 가능하다. 취지는 좋지만 안내가 부족한 것은 보완이 필요할 것 같다.
프로세서 자체만 놓고 보면 가장 균형미가 좋은 것은 라이젠 5 4650G다. 이를 중심으로 성능에 초점을 둔다면 라이젠 7, 비용에 초점을 둔다면 라이젠 3가 있다. 어떤 프로세서를 쓸 것인지는 전적으로 소비자의 결정에 달려 있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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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3 13:45: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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