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권에서 '포베히(Powehi)'라는 토착어를 제시하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그대로 관철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15일 AP통신을 비롯한 외신과 과학전문 매체 등에 따르면 약 5천300만 광년 떨어진 '메시에 87(M87)' 은하 중앙에서 처음으로 직접 관측된 초질량 블랙홀은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지만 공식 이름이 정해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천문학자들은 은하 이름 'M87'에 블랙홀을 뜻하는 '*'를 붙이곤 하지만 보통은 *를 생략하고 M87로 부른다.
국제천문연맹(IAU)이 산하에 분야별 위원회를 두고 별이나 태양계 안의 천체 이름을 결정해 왔지만, 블랙홀이나 은하, 성운 등은 이름을 지어본 적이 없다.
당연히 블랙홀 관련 위원회는 없으며 블랙홀 이름을 결정할 권한을 가졌는지도 모호한 상황이다.
우리 은하의 이름으로 통용되는 '은하수(Milky Way)'도 1919년에 출범한 IAU가 공식적으로 결정한 것은 아니며 그 이전부터 써오던 것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하와이가 선점 효과를 노리고 남다른 공을 들여왔다.
하와이대학 힐로캠퍼스의 하와이어 교수인 래리 기무라 박사는 블랙홀 사진이 공개되기 2주 전인 지난달 말에 이미 사진을 받아보고 '포베히'라는 단어를 제시했다고 한다.
포베히는 하와이 고대 건국신화에 나오는 단어로 '아름답게 치장된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둠의 창조물(adorned fathomless dark creation)'이라는 뜻을 갖고있다.
블랙홀을 촬영하기 위해 전파망원경 망을 구축한 '사건지평선 망원경(EHT) 프로젝트'에 참여한 하와이섬 마우나케아에 있는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망원경' 관리소의 제시카 뎀프시 부소장으로부터 사진을 받아보고 블랙홀의 특성을 제대로 묘사한 하와이어를 제시한 것이다.
하와이 당국은 블랙홀 사진이 공표된 지난 10일을 '포베히의 날'로 선포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사멸 위기에 있는 하와이 토착어 보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천문학계에서는 권한이 모호하기는 해도 결국 블랙홀의 이름을 결정하는 것은 IAU 몫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
IAU는 무수히 발견되는 천체에 이름을 붙이는 것이 쉽지 않아졌으며, 천체 작명에 지구촌의 더 많은 언어와 문화가 반영돼야 한다는 기본 입장을 갖고있다.
블랙홀 사진이 공개된 지난 10일에도 '2007 OR10'으로 불리는 천체에 대해 중국 전설시대 때 물과 관련된 사업을 담당한 수관인 '공공(共工)'과 게르만 신화에서 풍요의 여신으로 나오는 '홀레(Holle)', 북유럽 창세신화에 나오는 3형제 중 차남인 '빌리(Vili)' 등 3개의 이름을 제시하며 공모에 나서기도 했다.
조만간 태양계 밖 외계행성 100여개에 대한 작명도 공모로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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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5 08:04:13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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