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bu, 10 April 2019

상대성이론 증명 100년…우주 보는 새 창 열렸다 - 매일경제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 디렉터인 셰퍼드 도엘레먼 박사가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내셔널 프레스 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류가 촬영한 첫 블랙홀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사진설명`사건의 지평선 망원경` 디렉터인 셰퍼드 도엘레먼 박사가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내셔널 프레스 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류가 촬영한 첫 블랙홀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우리가 마침내 블랙홀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10일 오후 10시(한국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HT)` 기자회견장에 있던 과학자들이 외쳤다. 기자회견장 뒤에 있던 커다란 스크린에 불타고 있는 반지와 같은 형상이 나타났다. "이것이 블랙홀입니다.

" 기자회견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일어서서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같은 시간 벨기에 브뤼셀과 일본 도쿄 등 전 세계 5개국에서도 EHT의 결과가 동시에 공개됐다. 인간이 처음으로 블랙홀을 관측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미국과 일본, 유럽, 한국 등 200여 명의 과학자로 구성된 `EHT` 연구진은 6개 대륙에 있는 8개의 망원경을 연결해 지구로부터 5500만 광년 떨어진 거대 은하 `M87` 중심에 위치한 블랙홀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이날 밝혔다. 관측 결과는 미국 천체물리학저널 레터스 특별판에 6편의 논문으로 이날 발표됐다.

블랙홀은 중력이 매우 강해 빛조차 빠져나오지 못한다. 따라서 ETH 연구진은 블랙홀 대신, 블랙홀 경계면을 관찰했다. 블랙홀은 강한 중력으로 빛을 비롯한 주변 물질을 빨아들이는데, 그 과정에서 블랙홀 주변에서는 가스와 먼지 등이 마찰을 일으키면서 X선, 빛, 전파 등이 방출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강한 중력을 갖고 있는 천체는 빛도 휘게 만든다. M87 중심에 위치한 블랙홀 질량은 태양의 65억배. 그만큼 강한 중력을 갖고 있다. 블랙홀 주변부에서 발생한 빛과 전파는 중심의 강한 중력 때문에 휘어진다. 휘어진 빛은 우리가 볼 수 없는 블랙홀 가운데를 비춰 블랙홀의 윤곽이 드러나게 한다. 이를 `블랙홀의 그림자`라고 부른다. 국제 공동 연구진은 관측자료 보정과 영상화 작업을 통해 고리 형태의 구조와 중심부의 어두운 지역, 즉 블랙홀의 그림자를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눈으로 볼 수 없는 블랙홀을 관측한 셈이다. EHT 연구진이 이날 공개한 사진은 마치 밝게 빛나는 반지를 연상케 한다. 밝게 빛나고 있는 부분이 블랙홀 경계면에서 발생한 빛이다. 가운데 불그스름하게 보이는 부분이 바로 블랙홀의 그림자, 우리가 볼 수 없었던 블랙홀의 모습이다.

EHT 연구진은 2017년 4월 5일부터 14일까지 6개 대륙 8개 망원경을 이용해 블랙홀을 관찰했다. 같은 시간, 서로 다른 망원경을 통해 들어온 블랙홀 전파신호를 컴퓨터로 통합 분석해 이를 역추적하는 방식으로 블랙홀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얻어냈다. 연구에 참여한 정태현 한국천문연구원 전파천문본부 선임연구원은 "8개의 망원경을 합치면 거대한 지구 규모의 망원경이 구동되는 것과 같다"며 "한라산 꼭대기에서 서울타워 전망대에 있는 사람의 머리카락 한 올 크기를 구분해낼 수 있는 수준의 해상도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행성이나 빛이 빨려 들어가는 현상 등을 통해 블랙홀이 존재함을 간접적으로 증명해왔지만 직접적으로 관측한 적은 없었다.

블랙홀은 극단적으로 압축된 천체로, 매우 작은 공간 내에 엄청난 질량을 포함하고 있다. 실제로 지구 질량의 블랙홀은 탁구공의 절반보다 작은 지름을 지니고 있다.

손봉원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번 결과는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에 대한 궁극적인 증명이며, 그간 가정했던 블랙홀을 실제 관측해 연구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정태현 선임연구원은 "블랙홀은 크기는 작지만 강한 중력으로 은하 전체의 물질을 붙잡고 있다"며 "블랙홀은 은하와 우주 형성, 진화 과정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블랙홀 첫 관측은 인류가 우주를 바라보는 새로운 `창문`을 연 것과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원호섭 기자 /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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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0 16:31:16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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