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10시(한국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HT)` 기자회견장에 있던 과학자들이 외쳤다. 기자회견장 뒤에 있던 커다란 스크린에 불타고 있는 반지와 같은 형상이 나타났다. "이것이 블랙홀입니다.
블랙홀은 중력이 매우 강해 빛조차 빠져나오지 못한다. 따라서 ETH 연구진은 블랙홀 대신, 블랙홀 경계면을 관찰했다. 블랙홀은 강한 중력으로 빛을 비롯한 주변 물질을 빨아들이는데, 그 과정에서 블랙홀 주변에서는 가스와 먼지 등이 마찰을 일으키면서 X선, 빛, 전파 등이 방출된다.
EHT 연구진은 2017년 4월 5일부터 14일까지 6개 대륙 8개 망원경을 이용해 블랙홀을 관찰했다. 같은 시간, 서로 다른 망원경을 통해 들어온 블랙홀 전파신호를 컴퓨터로 통합 분석해 이를 역추적하는 방식으로 블랙홀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얻어냈다. 연구에 참여한 정태현 한국천문연구원 전파천문본부 선임연구원은 "8개의 망원경을 합치면 거대한 지구 규모의 망원경이 구동되는 것과 같다"며 "한라산 꼭대기에서 서울타워 전망대에 있는 사람의 머리카락 한 올 크기를 구분해낼 수 있는 수준의 해상도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행성이나 빛이 빨려 들어가는 현상 등을 통해 블랙홀이 존재함을 간접적으로 증명해왔지만 직접적으로 관측한 적은 없었다.
손봉원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번 결과는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에 대한 궁극적인 증명이며, 그간 가정했던 블랙홀을 실제 관측해 연구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정태현 선임연구원은 "블랙홀은 크기는 작지만 강한 중력으로 은하 전체의 물질을 붙잡고 있다"며 "블랙홀은 은하와 우주 형성, 진화 과정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블랙홀 첫 관측은 인류가 우주를 바라보는 새로운 `창문`을 연 것과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원호섭 기자 /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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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0 16:31:16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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