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bu, 10 April 2019

인류, 우주비밀에 한발짝 더…사상 첫 `블랙홀` 관측 - 매일경제

EHT 연구진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그린 블랙홀 모습. 밝은 빛이 블랙홀 주변에 있는 가스와 먼지를 의미한다.  [사진 제공 = EHT]
사진설명EHT 연구진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그린 블랙홀 모습. 밝은 빛이 블랙홀 주변에 있는 가스와 먼지를 의미한다. [사진 제공 = EHT]
인류가 블랙홀의 실제 모습을 관측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미국과 일본, 유럽, 한국 등 200여 명의 과학자로 구성된 `사건의지평선망원경(EHT)` 연구진은 6개 대륙에 있는 8개의 망원경을 연결해 지구로부터 5500만광년 떨어진 거대 은하 `M87` 중심에 위치한 블랙홀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관측 결과는 미국 천체물리학저널 레터스 특별판에 6편의 논문으로 이날 발표됐다.

블랙홀은 중력이 매우 강해 빛조차 빠져나오지 못한다.

따라서 EHT 연구진은 블랙홀 대신 블랙홀 경계면을 관찰했다. 블랙홀은 강한 중력으로 빛을 비롯한 주변 물질을 빨아들이는데, 그 과정에서 블랙홀 주변에서는 가스와 먼지 등이 마찰을 일으키면서 엑스선, 빛, 전파 등이 방출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강한 중력을 갖고 있는 천체는 빛도 휘게 만든다. M87 중심에 위치한 블랙홀 질량은 태양의 65억배. 블랙홀 주변부에서 발생한 빛과 전파 역시 강한 중력으로 휘어진다. 휘어진 빛은 우리가 볼 수 없는 블랙홀을 비춰 블랙홀 윤곽이 드러나게 하는데 이를 `블랙홀의 그림자`라고 한다. 연구진은 관측자료 보정과 영상화 작업을 통해 고리 형태의 구조와 중심부의 어두운 지역, 즉 블랙홀의 그림자를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눈으로 볼 수 없는 블랙홀을 관측한 셈이다. EHT 연구진은 2017년 4월 5일부터 14일까지 6개 대륙 8개 망원경을 이용해 블랙홀을 관찰했다. 같은 시간, 서로 다른 망원경을 통해 들어온 블랙홀 전파신호를 컴퓨터로 통합 분석해 이를 역추적하는 방식으로 블랙홀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얻어냈다. EHT에 참여한 협력기관만 50개에 달한다. 정태현 한국천문연구원 전파천문본부 선임연구원은 "8개의 망원경을 합치면 거대한 지구 규모의 망원경이 구동되는 것과 같다"며 "한라산 꼭대기에서 서울타워 전망대에 있는 사람의 머리카락 한 올 크기를 구분해낼 수 있는 수준의 해상도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행성이나 빛이 빨려 들어가는 현상 등을 통해 블랙홀이 존재함을 간접적으로 증명해왔지만 직접적으로 관측한 적은 없었다.

블랙홀은 극단적으로 압축된 천체로, 매우 작은 공간 내에 엄청난 질량을 포함하고 있다. 실제로 지구 질량의 블랙홀은 탁구공의 절반보다 작은 지름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천체들의 존재는 시공간을 휘게 하고 주변 물질들을 초고온으로 가열시키면서 주변 환경에 극단적인 영향을 끼친다. EHT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처음으로 검증된 역사적인 실험의 100주년이 되는 올해, 우주에서 가장 극단적인 천체들을 연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과학자들에게 제공했다. 연구진은 향후 국제전파천문학연구소 천문대, 그린란드 망원경, 그리고 킷픽 망원경 참여로 더욱 향상된 민감도로 우주를 내다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태현 선임연구원은 "블랙홀은 크기는 작지만 강한 중력으로 은하 전체의 물질을 붙잡고 있다"며 "블랙홀은 은하와 우주 형성, 진화 과정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블랙홀 첫 관측은 인류가 우주를 바라보는 새로운 `창문`을 연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원호섭 기자 /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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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0 13:11:02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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