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석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미래발사체연구단 박사는 '뉴스페이스 시대'에는 우주, 항공을 공부하지 않더라도 우주 산업에 종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분야가 우주 산업에 접목되고 있어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우주산업에는 '모든 분야'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달은 '달 조약'에 의해 인류 공동의 공간이라고 정해졌지만, 세부적인 법이나 규약들이 필요하다. 법을 전공한 법률가들이 필요한 이유다. 소행성 채굴을 하게 되면 채굴한 회사의 주식이 오를 것이다. 소행성의 자본가치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주식 전문가들도 필요하다. 이 외에도 AI, 3D프린팅, VR, AR, 컴퓨터 공학 등 다양한 기술들이 우주 탐사를 위해 필요하며, 산업에 연결되고 있다.
'뉴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세계 각국과 민간 기업들이 우주 산업에 활발히 뛰어들고 있다. 올해 CES에는 우주비행사를 초청해 '우주 산업'의 미래를 논하는 토론 세션도 열렸다. 최근에는 퍼시비어런스 로버가 화성에 성공적으로 착륙하면서 화성 탐사 열기도 뜨겁다. 이러한 분위기에 발맞춰 올해 첫 사이언스슬램D 행사는 '우주'를 주제로 18일 펼쳐졌다.
이번 행사는 폴윤 NASA 홍보대사 겸 미국 엘카미노대학 수학과 교수가 특별 출연해 NASA의 화성탐사에 대해 강연했다. 슬램D 강연자로는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에서 근무하는 이주림 연구원과 임석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박사, 소중호 기초과학연구원 박사, 김명진 한국천문연구원 박사, 안재영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사가 나섰다.
폴윤 교수는 이름을 넣으면 화성으로 가는 티켓을 만들어주는 'Send your name to Mars' 프로그램과, 멋진 화성 사진을 남길 수 있는 'Mars photo Booth'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구글에 위 키워드를 검색해 들어가면 누구나 쉽게 '화성행 티켓'을 발급받고, 또 화성이나 나사 컨트롤 룸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현재 퍼시비어런스가 탐사 중인 화성의 환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화성의 대기는 지구의 1%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며 "우주에서 날아오는 위험한 방사선들이 얇은 화성의 대기를 뚫고 내려온다"고 말했다. 화성 탐사에 있어서 방사선 노출은 특별히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대기가 희박하기 때문에 이착륙 또한 어렵다. 우주선이 착륙할 경우 속력이 빠르게 줄어들지 않고, 또 상공에서 비행하는 것도 어렵다.
또한 화성의 중력은 지구의 38%밖에 되지 않는다. 폴윤 교수는 "화성에서 우주선을 발사한다면 중력이 약하기 때문에 추진체를 덜 써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화성에서 추진체가 필요한 이유는 화성의 흙을 지구로 보내기 위해서다. 퍼시비어런스가 화성의 흙 샘플을 모아두면 2026년에 이를 지구로 가져올 전망이다. 이때 흙 샘플을 우주선으로 '패스'하기 위한 연료는 화성 대기의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바꿔서 만든다.
이어서 폴윤 교수는 "퍼시비어런스가 모은 흙은 미래 과학자들이 연구하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부터 어린이들에게 화성 탐사에 대한 꿈을 심어주고, 화성 탐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NASA는 탐사 로버의 이름은 학생들에게 '공모'를 내어 정했다"고 말했다. '퍼시비어런스'라는 이름은 미국의 중학교 1학년 학생인 알렉스 마테가 지은 이름이다. 알렉스는 불굴의 의지라는 뜻으로 이름을 제안했다.
◆ 모두가 숨죽인 채 지켜본 '공포의 7분'
NASA에는 10곳의 부속 연구센터가 있으며, JPL은 무인우주탐사선을 연구 개발하고, 운영하는 곳이다. 이 연구원은 JPL 연구소 내 '항법팀'에 속해있다. 그는 "항법팀은 우주탐사선의 GPS 역할을 하는 팀이다. 어떻게 하면 연료를 가장 적게 써서 가장 빠르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지를 연구한다"고 소개했다.
예를 들어 토성을 탐사하러 간 '카시니' 우주선의 궤도를 디자인 한다고 가정해 보자. 수많은 과학자들이 토성의 '어느 곳'을 관측하고 싶은지를 요청해 온다. 항법팀은 카시니가 가진 연료의 한계 내에서 가능한 많은 과학자들의 요청을 만족시킬 수 있는 궤도를 계획한다.
탐사선을 추적하고 통신하기 위해 NASA는 '심우주 통신망'을 지었다. 이 연구원은 "지름이 70m 또는 34m 정도인 안테나들을 지구에서 120도씩 떨어진 세 군데에 두어 심우주 통신망을 구축했다"며 "지구가 자전해도 항상 우주선과 통신이 되도록 디자인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를 이용해 항법팀은 디자인된 궤도와 현재 궤도를 비교하고, 추력기를 언제 얼마나 사용해야 하는지 연구하며 궤도를 재디자인한다.
김명진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소행성' 연구자다. 천문연에서 2029년을 목표로 탐사를 준비하고 있는 소행성 '아포피스'이 최근 지나가는 모습을 관측하기도 했다. 김 박사는 "소행성이 '아싸'가 아니라 '인싸'인 이유를 세 가지로 설명하겠다"며 소행성 연구 특징을 설명했다.
그는 "소행성에는 태양계가 처음 만들어질 때 있었던 물질을 가지고 있다"며 소행성을 화석에 비유했다. 또한 소행성은 지구에 위협이 되기도 하지만, 미래 자원으로서의 가능성도 부각했다. 그는 "유럽의 조그마한 나라, 룩셈부르크는 정부가 나서서 미래 산업으로 '소행성' 자원 탐사를 준비한다"고 강조했다.
소중호 IBS 박사는 '관측'을 주제로 강연했다. 소 박사는 우주를 관측하고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는 것을 여자친구가 "나 오늘 달라진 거 없어?"라는 말에 답을 하는 남자친구에 비유했다. 그는 "지하실험연구단이 여자친구만큼 애정을 쏟는 입자는 'WIMP'와 '중성미자(뉴트리노)'다"고 소개하며 "두 입자를 관측하기 위해서는 선행연구에 대한 이해, 최근 연구를 통해 확인된 증거를 파악하는 등 여자친구의 변화를 발견하는 과정과 상당히 유사한 과정을 거친다"고 말했다. 다른 점은 여자친구에 대한 사랑과 관심 대신 '적절한 실험 환경과 검출기 성능'이 필요하다는 것뿐이다.
이 때문에 IBS는 지하 깊은 곳에 실험실을 만들었다. 지하 600m 가량을 뚫고 내려간 양양 지하실험실과 예미산 아래에 지하 1000m 깊이의 정선 지하실험실이다. 적절한 실험 환경을 만든 후에는 '검출기'를 만든다. 그리고 관측을 통해 각각의 입자와 신호가 어디에서 왔는지 확인할 수 있다. 소 박사는 "나태주 시인의 동시가 있다. 이름을 알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면 친구가 되고, 모양을 알면 연인이 된다. 저희는 관측하고자 하는 입자의 친구가 되기 위해 색깔을 보고 있다. 그 녀석의 모양을 알고 연인이 되는 날 다시 강연에 서고 싶다"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마지막 강연자로 나선 안재영 ETRI 박사는 '자율 드론'에 대해 강연했다. 드론은 우주 산업에서도 향후 활발하게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안 박사는 "드론은 이동뿐만 아니라 다양한 작업과 임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임무 수행'이라는 또 다른 축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수동임무수행', '자동임무수행', '자율임무수행'으로 드론의 발달을 구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 박사는 드론의 임무수행의 예로 치안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드론을 소개했다. 경찰이 현장에 나가 사건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폭력이나 사고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드론이 증거를 수집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한 농업용 방제 자동화 드론도 소개됐다. 그는 "미국에서 드론을 활용하는 가장 시장은 농업이다"며 "향후 우리나라도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협력하는 드론, 형상 변경, 물리적 상호작용 드론, 생체모방형 드론, 개인휴대형 드론, 도심공중모빌리티 등으로 드론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사이언스슬램D는 네이버 '10분 과학토크' 유튜브에 '사이언스슬램D'를 검색하면 다시 볼 수 있다. 올해부터는 교육청과 협약을 맺어 정식 교육 영상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사이언스슬램D는 IBS, 대덕넷, 대전MBC,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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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1 07:58: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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