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과 비슷한 질량을 가진 별은 항성 진화의 마지막 단계에서 핵융합 연료를 모두 소진하면 표면층 물질을 행성상 성운으로 날려 보내고 남은 물질이 축퇴해 지구 크기의 별인 백색왜성이 된다. 죽은 별의 잔해인 셈인데 이런 백색왜성 두 개가 서로를 가까이서 돌아 중력파 발원지가 될 수 있는 쌍성계가 관측됐다.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CfA)에 따르면 이 센터 소속 천문학자 워런 브라운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헬륨 핵을 가진 백색왜성으로 된 쌍성계 'J2322+0509'를 처음으로 관측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헬륨 핵을 가진 백색왜성 쌍성계가 이론상 많이 존재할 것으로 예측돼 왔다"면서 "이번 관측은 이를 예측한 모델과 미래 실험에 닻을 제공함으로써 더 많은 별을 관측하고 실제 수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시공간의 일그러짐이 광속으로 파도처럼 전달되는 중력파를 직접 관측한 것은 아니지만 중력파의 발원지가 될 수 있는 백색왜성 쌍성계를 찾아낸 것이어서 이에 대한 연구를 진전시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J2322+0509는 오는 2034년에 발사할 예정인 중력파 검출 위성인 'LISA'(레이저간섭계우주안테나)를 검증하는데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미 중력파 발원지가 될 수 있는 것으로 존재가 확인된 J2322+0509를 기준으로 비슷한 천체를 찾아내고 제대로 관측했는지 검증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초기 연구에서 이 쌍성계의 광도 신호가 포착되지 않아 광도곡선 분석 대신 물질과 빛의 작용을 관측하는 분광 분석을 이용해 궤도 등을 파악했다.
분광 자료는 미국 애리조나주 프레드 로런스 휘플 천문대의 다중반사망원경(MMT)과 칠레 라스 캄파나스 천문대의 마젤란 바데 망원경, 하와이 마우나케아의 제미니-노스 망원경 등이 수집한 것을 이용했다.
브라운 박사는 "우리는 이 쌍성계가 가장 강력한 중력파 발원지일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면서 "이 쌍성계는 가장자리가 아닌 정중앙에서 우리에게 향하고 있어 포착하기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J2322+0509는 두 별이 1천201초(약 20분) 주기로 돌아 지금까지 관측된 쌍성계 중 세 번째로 짧은 주기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J2322+0509가 영원히 쌍성계로 남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두 별이 발산하는 중력파로 에너지를 잃어 600만~700만년 안에 하나로 합쳐 더 큰 백색왜성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정식출간 전 논문을 수록하는 온라인 저널인 '아카이브'(arXiv.org)를 통해 발표됐으며, 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 회보'(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정식으로 실릴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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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6 07:50:24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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