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에서 관측된 두 번째 성간 천체인 ‘보리소프’(2I/Borisov) 혜성이 태양계 내 일반적인 혜성과 다르게 일산화탄소(CO)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보리소프 혜성이 별에서 멀리 떨어진 추운 곳에서 형성됐을 가능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런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 최신호에 실린 두 편의 논문을 통해 발표됐다.
네이처와 미국 국립전파천문대(NRAO)에 따르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고더드 우주비행센터의 마틴 코디너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과 미국 오번대학의 데니스 보데위츠 물리학 부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각각 칠레 북부 아타카마 사막에 있는 전파망원경 배열인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집합체’(ALMA)와 허블 우주망원경으로 보리소프를 직접 관측해 같은 결과를 얻었다.
ALMA를 통한 관측은 12월 15~16일 이틀간 이뤄졌으며, 허블 망원경을 이용한 관측은 12월 11일부터 1월 13일 사이에 네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지난해 8월 30일 처음 관측된 이후 초속 33㎞ 비행한 보리소프는 이때 태양에서 2AU(천문단위·약 3억㎞)가량 떨어진 곳에 있었으며, 연구팀은 태양계 밖에서 날아온 천체의 화학적 구성을 처음으로 직접 관측할 수 있었다.
보리소프에 앞서 지난 2017년 10월 최초의 성간 천체로 포착된 ‘오우무아무아’(Oumuamua)는 태양을 돌아 밖으로 빠져나가는 시점에서 뒤늦게 잡혀 자세히 관측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연구팀은 직접 관측을 통해 보리소프의 핵을 둘러싼 가스와 먼지 구름인 코마(coma)에서 CO 비중이 이례적으로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태양계 혜성에서는 태양에 근접할 때 형성되는 코마에서 물 분자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전형인데 보리소프에서는 CO가 물의 0.7~1.7배에 달했다. 이런 비중은 비슷한 거리에서 발견되는 태양계 혜성에서 기대되던 것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이는 보리소프 관측 초기에 태양계 혜성의 코마와 화학적 성분이 비슷하다는 관측 결과와는 사뭇 달라진 것이다.
CO는 우주에 가장 흔한 분자 중 하나로 혜성에서도 일반적으로 발견되지만, 농도에서는 편차가 크다. 이런 차이를 보이는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혜성이 형성된 곳이나 별에 얼마나 가까이 자주 접근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보리소프 혜성의 CO 비중이 높다는 것은 혜성의 핵에서 CO가 얼어붙을 정도로 별에서 멀리 떨어진 추운 지역에서 형성됐다는 점을 나타내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 얼음은 혜성이 별이나 큰 행성과의 상호작용으로 원래 있던 곳에서 쫓겨나 기온이 낮은 성간 우주에서 수백만년 또는 수십억년을 떠도는 동안 그대로 보존되다 태양과 같은 별에 가까이 다가갈 때 녹아 가스로 날아간다.
코디너 박사는 “우리가 관측한 가스가 보리소프 형성지를 나타내는 것이라면 이는 보리소프가 행성계 외곽의 극단적으로 추운 곳에서 태양계 행성과는 다른 방식으로 형성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해왕성 밖 얼음 천체들이 모여있는 ‘카이퍼 벨트’같은 곳일 수도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보리소프가 태양계 일반적인 혜성과는 분명히 다르지만 제2, 제3의 외계 혜성에 대한 추가 관측이 이뤄져야 CO 비중이 높은 것이 외계 혜성의 일반적인 특성인지 아니면 보리소프만의 특수한 경우인지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보리소프 혜성은 태양 근일점을 지나 태양계 밖으로 빠져나가는 중이며 이 과정에서 핵 일부가 떨어져 나갔다는 연구결과도 나와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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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20 22:22:43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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