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mat, 17 April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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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의 유레카!-14]"미국은 우주를 공유지로 보지 않는다. 미국인들은 우주에 있는 자원을 상업적으로 탐험·발견·사용할 권리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서명한 행정명령에 담긴 내용 중 일부입니다. 팬데믹을 일으킨 코로나19로 인해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우리는 이를 관심 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행정명령은 달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잠깐, 달에 대한 권리라고요?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에는 "성공적인 장기 탐험과 과학 발견을 위해 우주에서 물과 특정 광물을 포함한 자원을 발견·사용하는 데 상업적 주체와 동반자 관계가 필요하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우주개발에 민간기업의 적극적인 도움을 받겠다는 취지입니다. 이미 아마존의 블루 오리진, 스페이스X 등 민간기업들이 우주개발에 나서고 있죠. 미국 정부가 우주왕복선을 퇴역시킨 이후 스페이스X 등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물자를 공급하는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미 정부와 민간기업 간 이 같은 협력관계를 한 번 더 강조한 셈이죠.

◆달을 소유한다고요?

저 하늘에 높이 떠 있는 달은 누구의 것일까요. 트럼프 대통령은 마치 달이 미국 것인 양 강조했지만 사실 달은 그 누구의 소유도 아닙니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달도 별도 따다 주겠다 호언장담한 분들 많을 텐데요. 네, 안타깝게도 여러분(혹은 여러분이 사랑하는 연인의) 것도 아닙니다.

이는 유엔이 1967년 제정한 `외기권 우주 조약` 때문입니다. 어떤 국가도 우주 공간에 대해 주권을 가질 수 없으며 개발 이익을 독점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는데 미국 영국 러시아 등이 조약에 서명했죠. 이 조약은 우주 활동을 규제하는 최초의 조약으로 달과 천체를 포함하는 외기권 개발과 사용을 규제합니다. 외기권의 개발과 사용은 `모든 국가`의 이익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죠. 국제법에 의거해 모든 국가는 평등하게 우주를 탐사하고 이용할 수 있으며 이곳에 자유롭게 접근 가능합니다.

이어 1979년 유엔이 체결한 `달 조약`에서는 달을 인류의 공동 유산으로 정의하고 어떤 소유권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20개 이상 국가가 비준했지만 미국은 빠졌죠. 더 나아가 2015년 미국 의회는 미국 기업과 민간이 달과 소행성 자원을 이용할 수 있다는 법을 통과시켰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은 갑자기 왜 달의 소유와 개발을 강조하고 나선 것일까요.

◆달은 각종 자원의 보고(寶庫)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는 황량한 암석 투성이의 달은 사실 각종 자원의 보고입니다.

냉전 시기 미국과 소련의 체제 경쟁은 지구를 벗어나 우주에서도 이어졌습니다. 1957년 소련이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호를 쏘아올리면서 우주전쟁의 서막을 열었죠. 충격을 받은 미국은 `달 유인탐사`인 아폴로 계획을 통해 1969년 세계 최초로 달에 우주비행사를 보내는 데 성공합니다.

미국과 소련은 달에서 382㎏의 달 암석과 흙을 지구로 가져왔습니다. 과학자들은 여기서 산소 규소 철 칼슘 알루미늄 마그네슘 티타늄 헬륨3 등 경제적 가치가 큰 주요 자원을 발견했죠. 황량해 보였던 달은 말 그대로 보물 덩어리였습니다. 달 표면에 많은 자원은 (추정 매장량) 순서대로 이산화규소(SiO2) 산화알루미늄(Al2O3) 석회석(CaO) 산화철(FeO) 산화마그네슘(MgO) 이산화티타늄(TiO2) 산화나트륨(Na2O) 등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물입니다. 물은 달의 극지방, 주로 남극에 얼음 형태로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과학자들은 지름 10㎝ 이하 작은 얼음 알갱이들이 달 토양 곳곳에 흩어져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물(H2O)은 생명체가 존재하려면 필수적인 요소로 전기 분해해 수소와 산소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달에 장기간 거주하려면 산소는 반드시 필요하며 수소는 로켓연료를 만드는 데 쓸 수 있습니다.

달에는 주요 광물자원도 풍부합니다. 규산염 광물과 티탄철석에 함유된 철 성분은 합금한 뒤 곱게 갈아 분말야금(금속 분말을 녹여 원하는 물체를 만드는 것으로 3D 프린팅이 대표적)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티타늄과 알루미늄도 다량 매장돼 있습니다.

달에는 중국이 경쟁국을 압박하기 위해 종종 꺼내는 카드인 `희토류`도 많이 있습니다. 부식에 강하고 가벼워 합금으로 항공우주 부품에 사용하는 스칸듐(Sc), 고성능 점화 플러그, 석유화학공업에서 촉매로 사용하는 이트륨(Y) 등이 대표적이죠. 이들 대부분은 중국이 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채굴하지? `덮어놓고 캐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유명한 산아제한 문구를 패러디해봤습니다. 달에 자원이 풍부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무한정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달 자원을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 여러 가지 제안이 쏟아졌지만 문제는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방안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미래 세대에게 자원 고갈과 환경 파괴로 황폐해진 달을 물려주지 않으려면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하죠. 환경단체들이 광산 인근에서 시위를 벌였다는 소식을 종종 들어보셨을 겁니다. 광산 채굴로 환경이 오염될 수 있기 때문이죠. 독성물질을 사용해 채굴하거나 채굴 과정에서 독성물질이 생성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자원 재활용을 통해 폐기물 발생도 최소화해야 하죠.

그렇다면 어디서 채굴해야 할까요. 달은 고지(밝은 부분)와 바다(어두운 부분)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달을 관찰하던 이탈리아 천문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어두운 부분에 물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 이를 `바다`라고 명명했죠. 아폴로 11호도 이 바다 중 하나인 `고요의 바다`에 착륙했습니다. 이 바다는 35억년 전 분출한 마그마가 식으면서 조성된 현무암질 암석입니다. 이 달의 `바다`에 광산과 제련소를 만들어 자원을 채굴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현무암에서 알루미늄 철 티타늄 마그네슘 석영유리 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죠. 달의 회장석으로 유리섬유와 다른 도자기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가자 화성으로!

달을 개발하려는 이유는 여기서 얻는 자원을 토대로 화성 등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심(深)우주 탐사에 나서기 위해서입니다.

냉전이 끝나고 소련은 무너졌지만 중국 소련의 뒤를 이은 러시아 등이 다시 패권 경쟁국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냉전처럼 이들의 대결은 지구를 벗어나 우주에서도 이어지고 있죠. 아폴로 계획 이후 한동안 행성 유인탐사를 중단했던 미국은 지난해 `아르테미스(Artemis)`라는 달 유인탐사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나사는 "달 표면에 기지를 짓는 것은 장거리 탐사를 위한 것"이라며 "달 기지는 화성 탐사를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우주비행사들은 달 기지에서 로봇공학, 채광기술 등을 실험하게 됩니다. 달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테스트베드`가 되는 셈이죠. 과학자들은 달에서 (로켓)연료와 물, 산소 등을 조달하는 방법도 찾게 됩니다. 여기서 얻은 기술을 토대로 우리는 더 먼 우주를 탐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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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7 21:01:03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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