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륙 확인(Touchdown, confirmed)"
18일(현지시간)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Perserverance·인내)가 무사히 착륙했다는 비행통제사의 외침에 미 항공우주국(NASA)에선 일제히 환호와 박수가 터졌다. 가장 난이도가 높다는 화성 대기권 진입 후 착지까지 마지막 고비, 이른바 '공포의 7분'을 모두가 숨죽이며 지켜보던 와중이었다.
이어 퍼서비어런스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는 "안녕, 지구촌 사람들 (Hello, World)"이란 첫 인사가 떴다. 화성 도착 '인증샷'도 올라왔다. "나의 영원한 안식처에서의 첫 사진"이라면서다.
지난해 7월 30일 지구를 떠난 퍼서비어런스는 7개월 간 4억7100만㎞를 비행한 뒤 착륙 예정된 장소인 예제로 분화구(Jezero Crater)에 정확히 도착했다. 화성에 있을지 모를 고대 생명체의 흔적을 찾고 인류의 화성 거주 가능성을 타진하는 탐사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더구나 이 모든 과정을 지구의 관제소가 아닌 퍼서비어런스 홀로 감당해야 했다. 화성에서 지구로 정보를 전송하데 11분이 걸리는 탓에 실시간 통제가 어려운 탓이다.
현재까지 화성 표면 착륙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 밖에 없다. 이미 2012년에 큐리오시티를 타고 도착한 로버가 화성 표면을 탐사 중이다. 중국은 오는 5월 화성 표면 착지에 처음 도전한다.
생명체 흔적 확인·산소 추출 시험
지표·지형·대기를 탐사하고 지구로 가져올 토양·암석 샘플도 채취한다. 특히 이산화탄소로 가득한 화성의 공기를 지구로 귀환할 때 쓸 연료로 변환하고, 나중에 우주인이 화성에 도착할 때를 대비해 산소를 만드는 작업도 한다. 화성의 흙 등 샘플을 2031년까지 지구로 가져오는 임무도 완수해야 한다.
퍼서비어런스에 실려 함께 화성에 도착한 1.8㎏의 소형 헬리콥터 드론 '인저뉴어티'(Ingenuity)의 임무도 중요하다. 인저뉴어티는 공기가 희박한 화성에서 첫 동력 비행을 시도한다. 화성 비행 프로젝트를 지난 6년간 추진해 온 책임자 미미 엉(MiMi Aung)은 "라이트 형제의 최초 비행 때와 매우 유사한 순간"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화성 표면에서의 이륙은 지구 상공 10만ft 고도(제트여객기 비행 고도 두배)에서 비행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한다.
인저뉴어티의 비행이 성공한다면 화성 탐사에 새로운 지평이 열린다. 표면과 대기권에서 동시 탐사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다음 목표는 유인우주선 착륙
이번 화성 비행은 1993년부터 추진돼 온 나사의 '화성 탐사 프로그램'(MEP·Mars Exploration Program)의 연장선이다. 퍼서비어런스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자금은 2012년 발표 당시 기준으로 25억 달러(약 2조 7천억 원)에 달했다.
미국은 소련과 우주탐사 경쟁이 한창이던 1960년부터 화성에 탐사선을 보내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궤도 진입이 쉽지 않았지만 1990년대부터 궤도 진입 성공률이 올라갔고, 1997년 최초의 로버 소저너(sojourner)를 착지시켰다.
NASA는 2030년대에 우주비행사를 화성으로 보낼 계획이다. 영화 '마션'이 현실화하는 셈이다. 지난 2004년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2020년까지 화성 유인 탐사 프로그램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뒤 NASA는 2007년 구체적인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왜 굳이 화성인가'라는 질문에 NASA 측은 "화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이고 지구에서 풀 수 없었던 인류와 세상의 기원에 대한 의문, 인간의 이주 가능성 등을 탐색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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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9 09:36:23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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