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ggu, 21 Februari 2021

화성에 속속 도착한 ‘미·중·UAE’…한국은 ‘오락가락’ 우주정책 - 동아일보

화성에서 임무중인 퍼서비어런스 상상도 (NASA/JPL-Caltech 제공) 2020.07.29 /뉴스1
지난해 7월 발사된 미국·중국·UAE의 탐사선이 화성에 연이어 도착했다. 한국이 중장기적으로 화성 탐사와 같은 우주 탐사·개발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연속성있는 정책을 추진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19일 오전 화성탐사선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가 성공적으로 화성표면에 착륙했다고 발표했다. 이에따라 지난해 7월 발사된 미국·중국·UAE의 화성 탐사선이 화성에 도착한 것으로 UAE와 중국은 앞서 화성 궤도에 진입했다.

◇화성에 도착한 3국…앞으로 화성에서는?

가장 먼저 화성 궤도에 진입한 UAE의 화성 탐사선 ‘아말’은 일본의 발사체를 빌려 지구를 떠났다. 아말은 화성 궤도에서 앞으로 과학 장비와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본격적인 관측 임무에 돌입 4년간 활동할 예정이다.

행성의 적도 부근을 가로지르는 타원형의 궤도는 여타 화성 탐사에서 활용된 적 없는 방식으로, 이로 인해 아말호는 화성 대기권 상층부와 하층부 사이에서 일어나는 기후 변화를 일별, 연별, 계절별로 측정하고 비교할 수 있게 된다. 아말호가 획득한 데이터는 9월 최초 발표되며, 전 세계 과학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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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텐원 1호는 궤도선, 착륙선, 이동 탐사차량(로버)가 합쳐진 형태다. 기존 국가들이 각각 나눠 보냈던 궤도·착륙·로버 세 종류를 한 번에 보낸 것이 특징이다. 텐원은 현재 화성 궤도에 머물고 있으며 5월 착륙선과 로버가 화성 표면(유토피아 평원)에 도달할 예정이다. 유토피아 평원은 다량의 얼음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 착륙선과 로버는 화성의 토양과 지질 구조, 환경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다.미국의 퍼서비어런스가 주로 수행하는 업무는 화성 토양 채취다. 최종적인 목표는 화성 토양을 지구로 가져오는 것. 화성 예제로(Jezero) 크레이터에 도착한 퍼서비어런스는 토양 표본을 미리 마련된 용기에 담는다. 그리고 NASA와 유럽우주기구(ESA)가 2026년에 발사할 회수선에 이 토양 용기가 실려 지구로 돌아오게 된다. 그 외에도 희박한 대기환경에서의 비행체 실험도 수행된다. 퍼서비어런스에는 인제뉴어티라는 헬리콥터도 실려있다.

◇한국은 지구권 못 벗어나…전략적 접근 위해 ‘컨트롤타워’ 세워야

오는 10월 시험 발사 예정인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한국은 지구의 저궤도에 위성을 올려놓을 수 있는 능력을 자체 확보하게 된다.

천문우주학계에 따르면 현재 3단형 발사체인 누리호를 4단형으로 개조할 경우 달에 탐사선을 보낼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의 우주 기술은 주로 위성 개발을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위성 분야에서는 이번에 화성에 도착한 UAE에 위성 기술을 제공하는 등 수출이 가능할 정도로 발전한 상황이다. 이외에도 달의 환경을 모사하는 방(채임버), 달과 같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토양(월면토) 생산 기술, 우주 통신을 위한 기반 기술 등은 상당한 수준에 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기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우주 진출이 활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우주 관련 산업계에서는 컨트롤타워의 부재를 하나의 이유로 꼽는다.

대표적으로 달 탐사 사업의 경우에는 그 계획이 정권에 따라 계속 바뀌었다. 노무현 정부의 2007년 우주 개발 실천 로드맵에서는 2020년 달 궤도선, 2025년 달 착륙선 발사 계획이 세워졌다.

2012년 박근혜 당시 후보는 대선 TV 토론회에서 2020년 달 착륙 공약을 발언했다. 이후 박근혜 정부에서는 2018년 달 궤도선 발사, 2020년 달착륙선 발사로 계획이 수정됐다. 문재인 정부 초기에는 2020년 달 궤도선 발사, 2030년 달착륙선 발사(2018년 우주개발 진흥 기본계획)로 계획을 잡았다가 궤도 및 중량 등 문제로 최종적으로 2022년 궤도선, 2030년 이후 착륙선 발사 계획에 다다르게 됐다.

이러한 일을 방지하기 위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우주청’ 설립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천문우주 관련 산업계 및 학계에서 계속 나왔지만, 현실화하지 못했다. 2019년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세현 자유한국당 의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제각기 우주 정책 전담 조직 신설 법안을 발의했지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20대 국회가 끝이 났다.

현재 한국의 우주 개발 정책은 국가우주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거대공공연구정책과·우주기술과 등이 관할한다.

천문우주계에서는 과기정통부 소속의 ‘과’ 단위에서 우주정책을 맡다 보니 공무원 조직의 순환보직 체제에 따라 정책 방향이 바뀐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추진되는 우주 프로젝트의 담당자가 순환보직에 의해 2~3년 만에 바뀌다 보니, 정책의 전문성과 일관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윤영빈 서울대 항공우주학과 교수는 “우주 분야는 10년, 20년 장기적으로 투자를 해야 성과가 나오는 상황이다. 중장기적 차원에서 일관성 있는 계획이 있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담당 공무원이 순환보직을 하다 보니 전문 지식을 조금 갖게 될 쯤에 다른 부서로 발령되고 새로 온 공무원은 다시 배우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주 강국이 되기 위해 최근에 들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UAE와 룩셈부르크, 호주, 인도 등은 ‘우주청’에 해당하는 전담 행정 조직을 꾸려 전략적 접근을 하고 있는 점도 이러한 주장이 나오는 배경 중 하나다.

이어 윤 교수는 “우주 개발이 과거와 달리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국가가 효율적으로 우주 산업 개발·투자 등을 장기적으로 추진한다면 민간 기업들이 많이 태동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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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1 23:52: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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