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 움직임으로 질량 추정 1억5천만 광년 공동(空洞) 지도 제작
우리은하와 로컬보이드 3D맵 각 화살표는 2억광년의 거리를 나타내며, 발원점이 우리은하다. [브렌트 툴리 제공]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태양계가 속해있는 우리은하는 '로컬보이드(Local Void)'라는 빈 우주인 공동(空洞)의 가장자리에 자리 잡고 있다. 이 공동은 적어도 1억5천만 광년에 걸쳐 펼쳐져 있는 거대한 존재지만 우리은하 중심의 건너편에 있어 관측이 어려워 거의 연구가 이뤄지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수많은 은하의 움직임을 관측해 로컬보이드와 우리은하 주변의 구조를 밝혀주는 3D 지도가 제작돼 주목받고 있다.
미국 하와이대학과 과학전문 매체 등에 따르면 이 대학 천문학연구소(IfA)의 브렌트 툴리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1만7천여개 은하의 움직임을 토대로 질량의 분포를 추론해 만든 우리은하 주변 3D 지도를 과학저널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우리은하 주변 은하들의 거리와 움직임 등을 관측한 뒤 이를 토대로 은하들이 이런 움직임을 보이게 한 질량의 분포를 추론했다.
은하들은 우주팽창에 맞춰 움직일 뿐만 아니라 인근이나 지역의 질량이 큰 이웃과 중력싸움을 한다. 그 결과 질량이 낮은 공동지역에서는 점점 더 멀어지고 질량이 큰 지역으로 움직이게 되는데 연구팀은 이를 활용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물질이 모여있는 곳과 물질이 없는 로컬보이드의 경계를 보여주는 우리은하 주변의 3D 우주 지도를 만들었다.
툴리 박사 연구팀은 지난 2014년에도 이런 분석법을 이용해 우리은하가 포함된 국부은하단 등 10만개 이상의 은하가 모여있는 '라니아케아 초은하단'의 존재를 발표한 바 있다. 라니아케아(Laniakea)는 하와이어로 '거대한 하늘'이라는 의미다.
3D 우주지도 하와이대학 천문학연구소 홈페이지(http://www.ifa.hawaii.edu/info/press-releases/local_void/)에서 3D 지도를 볼 수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30여년간 의문으로 남아있던 우리은하와 이웃한 안드로메다, 그리고 군소은하들이 우주팽창 속도에서 초당 600㎞ 이상 벗어나 있는 이유도 설명해주는 것으로 연구팀은 밝혔다. 이런 움직임의 절반은 인근에 있는 처녀자리 은하단(Virgo Cluster)이 끌어당기는 중력과 점점 더 공동화하는 로컬보이드의 팽창이 결합해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툴리 박사 연구팀이 우리은하 주변 은하의 거리와 움직임 등을 분석한 요약서인 '코스믹플로(cosmicflow)'를 펴낸 것은 이번이 세 번째로, 논문 제목도 '코스믹플로-3: 로컬보이드의 우주구조학'으로 달았다.
로컬보이드는 빈 우주지만 우리은하를 포함한 국부은하군을 구성하는 물질이 여기에서 왔을 수도 있어 암흑물질의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가 될 수도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로컬보이드와 주변의 다른 공동이 서로 연결돼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로컬보이드와 은하, 다른 공동 등과의 관계에 대한 지식이 우리은하의 형성과 진화에 관한 이해를 넓히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omn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7/23 16:5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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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3 07:53: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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