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20’를 두고 가격 대비 성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감 소재를 유리에서 플라스틱으로 바꾸고, 램(RAM)과 배터리 성능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설명이다. 노트 모델 특징인 ‘S펜’ 기능이 강화하는 등 전반적인 기능 강화에도 ‘과도한 원가절감이 아쉽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2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면, 갤럭시 노트20 성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전작 대비 향상된 기능에도, 소비자 체감도가 높은 일부 스펙이 퇴보하면서 삼성전자의 과도한 원가절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소비자들은 “가격 절감하려고 스펙 낮춘 게 많음에도 가격이 전작과 거의 똑같다”, “소재는 플라스틱으로 해놓고 가격은 찔끔 내렸다” 등 반응을 보인다. 일부 성능이 보급형 모델보다 낮아, ‘S펜 얹은 보급형’이라는 혹평도 있다.
갤럭시 노트20은 삼성전자의 최신 플래그십 모델이다. 플래그십은 최고사양 대표 모델을 이른다. 삼성전자는 상반기에 갤럭시 S 시리즈, 하반기에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공개하며 플래그십 모델 라인업을 구축해왔다. 올해도 마찬가지였으며, 갤럭시 노트20 시리즈는 지난 5일 온라인 언팩 행사에서 처음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발표한 노트20 시리즈는 ‘노트20’와 ‘노트20 울트라’ 모델이다. 가격은 각각 119만 9천원, 145만 2천원이다. 주로 현재 성능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는 모델은 노트 20다.
유리에서 플라스틱으로 바뀐 후면 마감재…전면 마감재도 구형 소재로 퇴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단말기 마감 소재다. 삼성전자는 노트20 후면부에 플라스틱의 일종인 강화 폴리카보네이트를 적용했다. 노트20 울트라뿐 아니라 전작 노트10도 글로벌 유리 소재 기업 코닝의 강화유리 고릴라 글라스6로 마감 처리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보급형 모델 A90에도 고릴라 글라스6가 쓰였다. A90 가격은 69만9,600원으로 노트20과 약 50만원 차이 난다. 노트20 스펙이 120만원짜리 프리미엄 모델에 미달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때 강화유리 소재 기술이 일정 수준에 이르지 못 해, 주로 폴리카보네이트가 스마트폰에 적용된 시기도 있었다. 유리처럼 깨지지 않아 내구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현재는 강화유리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강화유리 내구성이 높아지고, 디자인 측면에서도 선호도가 높다. 여전히 스마트폰 마감재로서 플라스틱이 갖는 장점이 유효한 부분도 있지만, 시장에서는 보급형 모델에도 강화유리를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노트20은 단순히 노트20 울트라에서 한발 뒤로 물러나는 게 아니라 노트10에서 한발 물러서는 것”이라며 “노트20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강화유리가 아닌 폴리카보네이트를 적용한 노트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후면부 마감은 플라스틱이 가벼워서 오히려 유리보다 선호하는 소비자도 일부 있으나, 전면부 마감 관련 논란은 이견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노트20은 전면부 화면이 고릴라 글라스5로 마감됐는데, 해당 제품은 지난 2016년 출시된 구형이다. 노트10과 A90 모두 전면부 마감 소개로 고릴라 글라스6가 적용됐다. 코닝은 2018년 고릴라 글라스6을 공개하면서 전작보다 더 높은 높이에서 떨어져도 파손되지 않도록 내구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선명도와 터치 민감도, 스크래치 저항성 등도 개선된 성능으로 언급됐다. 노트20 울트라에는 최신 제품인 고릴라 글라스 빅터스가 적용됐다. 노트20 울트라 해당 제품이 적용된 첫 스마트폰이다.
고사양 게임 하라면서…전작보다 못한 램 탑재
보급형 모델보다 작은 배터리 용량
노트20은 램 성능도 전작보다 떨어졌다. 노트20 램은 8GB로, 노트10 12GB보다 못하다. 램은 스마트폰은 사용하는 동안 데이터를 저장했다가 중앙처리장치(CPU)에 전송하는 역할을 한다. 램 용량이 커야 여러 앱을 동시에 사용해도 끊기거나 느려지지 않는다. 고사양 앱은 램을 많이 소모해 용량이 적으면 버벅거릴 수 있다.
배터리 용량도 아쉬운 부분으로 지목된다. 노트20 배터리는 4,300mAh다. 노트10 3,500mAh보다 향상됐지만, A90 4,500mAh보다는 용량이 작다. 삼성전자가 제시하는 배터리 성능 측정 기준인 인터넷 사용 시간, 비디오 재생시간, 연속 통화시간을 보면 A90이 노트10보다 1~2시간 더 길다. 예를 들어 비디오 재생시간이 A90은 최대 25시간, 노트20은 23시간이다. 삼성전자는 노트20에 배터리 소모 최적화 기술 ‘올데이 인텔리전트 배터리’를 적용했다지만, 용량에서 오는 차이를 극복하지는 못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노트20 시리즈를 소개하면서 배터리 소모가 많은 ‘엑스박스 클라우드 게임’ 지원을 강조하기도 했다. 특장점으로 고사양 게임을 내세운 점과 수치로 나타나는 배터리 용량이 대적으로 작은 점이 대치하면서 소비자 불만을 샀다.
최신 AP 적용·S펜 기능 강화에도 흥행 전망은 ‘글쎄’
노트20은 일부 스펙에서 비판이 제기되지만, 전반적인 성능은 준수하다. 전작과 비교하면 가격은 5만원 낮췄지만, 램과 후면 마감재를 제외한 대부분 성능이 향상되거나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노트20 AP 칩셋은 노트10에 탑재된 스냅드래곤 855 후속작인 스냅드래곤 865+다. 스마트폰의 머리 역할을 하는 모바일 AP 칩셋은 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가 결합된 형태로 단말기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카메라 화질도 노트20이 높다. 노트20 망원 렌즈 화질은 6,400만 화소로 노트10 1,600만에서 크게 향상됐다. 메인 렌즈와 광각 렌즈 화질은 각각 1,200만 화소로 같다.
노트20은 S펜 기능도 강화됐다. 노트20 S펜 반응 속도는 26ms(1ms는 1천분의 1초)다. 노트10(42ms)보다 필기감이 부드럽다. 스마트폰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에어 액션’ 기능도 확대됐다. S펜을 쥐고 허공에 특정 모양을 그리면 화면을 직접 터치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제어할 수 있다. 노트20에서는 에어 액션을 지원하는 앱이 확대되고 제스처가 5개 추가됐다. S펜 버튼을 누르고 꺾쇠()를 상하좌우로 그리면 방향에 따라 뒤로 가기, 홈, 최근 앱, 스마트 선택, 화면 쓰기 등을 작동시킬 수 있다. 지그재그(Z)를 그리면 캡처 후 쓰기를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언팩 행사에서 “노트20는 실제 펜처럼 진화한 스마트 S펜과 최신 모바일 프로세서를 탑재했다”면서 “노트20 울트라는 업계 최고 성능을 탑재했으며, 노트20는 더 많은 소비자에게 노트 경험으로 효율적인 업무와 여가 생활을 선사하고자 기획됐다”고 말했다.
노트20 시리즈 공식 출시일은 21일이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통신 3사는 13일까지 사전예약을 진행한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노트20 시리즈 첫해 판매량을 850만대로 내다봤다. 전작 노트10 시리즈 첫해 판매량 900만대보다 약 5% 줄어든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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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12 09:59:13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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