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위험한 소행성' 베누, 지구충돌 가능성 가장 높은 날은 - 중앙일보 - 중앙일보

미국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가 찍은 소행성 '베누'의 표면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태양계에서 가장 위험한 소행성으로 꼽혀온 '베누'(Bennu)가 지구에 충돌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날은 언제일까.
 
13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제트추진연구소(JPL)가 소행성 '베누'의 미래 궤도를 분석한 결과 지구와의 충돌 위험이 가장 높은 날은 2182년 9월 24일로, 충돌확률이 0.037%(2700분의 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비데 파르노치아 지구근접천체연구센터(CNEOS) 박사 연구팀은 미국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의 탐사자료를 토대로 2300년까지 베누의 궤도와 지구 충돌 확률을 분석해 행성과학 저널 '이카로스'(Icarus)에 발표했다. 
 

미국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가 베누의 시료를 채취하기 위해 접근하는 모습의 이미지. AFP=연합뉴스

'베누' 충돌 추정치 0.02%P 높아져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크기로 1999년 처음 발견된 베누는 '1950 DA'와 함께 태양계에서 가장 위험한 소행성으로 꼽혀왔다. 폭이 약 500ｍ에 달하는 베누가 지구와 충돌하면 공룡 대멸종 때까지는 아니더라도, 크기의 10~20배에 달하는 충돌구가 생기고 그 100배에 달하는 지역에 피해를 줄 것으로 예측된다.
 
연구팀이 2년여에 걸친 오시리스-렉스의 탐사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2300년까지 지구와 충돌할 확률이 0.057%(1750분의 1)로 산출됐다. 여전히 베누의 지구 충돌 확률이 낮기는 하지만, 2100~2135년 사이 0.037%(2700분의 1)로 산출됐던 이전 추정치보다는 높아졌다. 
 

2135년 20만㎞ 내 접근…'충돌코스' 가능성 작아

특히 이번 연구는 탐사선이 수집한 정밀추적 자료를 바탕으로 베누 궤도의 불확실성을 줄였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앞으로 100년 이내에는 지구와 충돌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2135년 지구와 달의 절반 거리밖에 안 되는 20만㎞ 이내로 근접해 지나간 뒤에는 궤도 및 충돌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기돼왔다.
 
연구팀은 오시리스-렉스가 베누에 무선 신호를 보내고 되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베누의 정확한 위치와 궤도를 파악했다. 또 태양의 복사열이 베누의 표면을 달궜을 때 궤도에 미치는 영향까지 분석했다.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분석한 결과 베누의 통과 시점과 위치에 따라 지구 중력의 영향을 받아 충돌 코스에 들어서는 '중력구멍'(gravitational keyhole)을 지날 수도 있지만, 가능성이 작다고 결론을 내렸다.
 
파르노치아 박사는 "지금까지는 이런 정확도로 소행성 궤도를 예측할 수 없었다"며 "오시리스-렉스 자료는 훨씬 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줘 2135년까지 매우 높은 확실성을 갖고 미래 궤도를 산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오시리스-렉스가 자원을 식별하는 이미지. 로이터=연합뉴스

'오시리스-렉스' 토양·암석 시료 싣고 귀환중

한편 지난 5월 10일 베누에 대한 2년여간의 탐사 임무를 마친 오시리스-렉스는 현재 토양과 암석 시료를 갖고 귀환 중이다. 오시리스-렉스는 오는 2023년 9월 24일 베누 시료를 지구에 떨구고, 새로운 소행성 '아포피스'(Apophis) 탐사에 나설 예정이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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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13 13:43:46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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