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인공위성연구소는 최근 한화스페이스허브와 LIG넥스원·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세 곳과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이들 기업은 KAIST에 각각 50억~100억원을 내고 위성 관련 기술을 이전받는다. KAIST 인공위성연구소는 1992년 인공위성(우리별1호) 발사에 성공했다. 소형 위성 분야에서 KAIST의 기술 국산화율은 96%다. 권세진 KAIST 인공위성연구소장은 “5~6년 안에 기술 이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국내에선 다섯 개 연구기관과 기업이 인공위성의 설계 단계부터 조립까지 마치는 데 성공했다. 공공부문에선 KAIST와 한국항공우주연구소·국방과학연구소(ADD), 민간부문에선 KAI와 쎄트렉아이다. 이 중 쎄트렉아이는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연구원이 창업했고 한화그룹이 인수했다.
KAI는 초소형 위성체에 들어가는 전력 시스템과 지상국 기술을 넘겨받는다. 우주에 떠 있는 인공위성이 태양광을 이용해 배터리에 전력을 저장하고 활용하는 기술이다. 인공위성이 지상과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도 중요한 요소다. KAI는 이런 기술을 활용해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앞으로 KAIST는 새로운 우주 탐사 분야에 연구역량을 집중한다. KAIST가 도전장을 던진 분야는 두 가지다. 먼저 인공위성 우리별1호를 지구로 귀환시키는 프로젝트다. 현재 우리별1호의 상태는 엄밀히 말해 우주 쓰레기라고 할 수 있다. 이미 25년 전에 수명(5년)을 마쳤다. 하지만 고도 1314㎞에서 빙글빙글 지구를 돌고 있다.
랑데부 위성이 우리별1호와 도킹(결합)하려면 우선 위성 간 거리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어 두 위성이 근접했을 때 정밀하게 결합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랑데부 위성이 성공한다면 기존 위성을 궤도에서 이탈하거나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기술도 축적할 수 있다.
‘반앨런대’ 탐사위성 프로젝트에 도전하는 것도 KAIST로선 새로운 과제다. 반앨런대는 지구 자기권에서 방사능과 이온이 고농축 상태로 존재하는 도넛 형태의 영역이다. 이 영역을 통과할 수 있어야 소행성이나 달보다 먼 우주(심우주)의 탐사가 가능하다.
KAIST는 한국형 발사체(누리호) 기술을 응용해 지구 저궤도(고도 600㎞)에 위성을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탐사위성이 이곳에 들어서면 궤도 갈아타기에 도전한다. 반앨런대는 고도 600~3만㎞까지 걸쳐 있다. 위성은 구심력에 의해 일정한 타원형 궤도를 돈다. 여기에 추력기를 붙여 궤도 변경을 시도할 계획이다. 일정한 경로를 순환하는 기차를 갈아타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권현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KAIST가 심우주 탐사 기술에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문희철 산업2팀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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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02 15:04: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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