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약 70%가 바다로 덮여있으며 엄청난 양의 물을 갖고 있다. 이 물은 지구가 생명체가 출현해 진화하는 행성이 되게 한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로, 과학자들이 외계 생명체를 찾을 때 물의 존재부터 확인하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그렇다면 이런 중요한 생명의 물은 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
표준이론에 따르면 지구는 작은 미행성들이 충돌하면서 만들어져 원래부터 물이 많았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지구 형성 초기에 얼음을 많이 가진 다른 미(微)행성이나 소행성, 혜성으로부터 받았다는 것이 유력한 학설이 돼왔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에 따르면 이 연구소 소속 다렉 리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난해 12월 지구에 근접해 지나간 혜성 '비르타넨(46P/Wirtanen)'을 관측한 결과를 과학저널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 회보(Astronomy and Astrophysics Letters)'에 발표했다.
지금까지 생각해온 것보다 더 많은 혜성이 지구의 대양과 같은 물을 갖고 있으며 지구의 바닷물 형성에 더 크게 기여했다는 것이 요지다.
과학자들은 물의 기원을 찾을 때 물 분자(H₂O)의 수소(H) 대비 중수소(D·듀테륨) 비율을 분석하는 방법을 이용해왔다. 물 분자를 구성하는 수소 원자 2개 중 1개가 중성자를 가져 중수소가 될 때가 있는데 D/H 비율을 분석하면 기원이 같은 물인지를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토대로 지금까지 10여개 혜성의 D/H 비율을 분석했지만 대체로 지구의 물보다 2~3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와 지구 물의 약 10%만 혜성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됐다.
리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보잉 747을 개조해 만든 '성층권 적외선 천문대(SOFIA)'를 이용해 같은 방식으로 비르타넨 혜성의 D/H 비율을 측정해 지구의 바닷물과 같다는 결과를 얻었다.
연구팀은 여기서 더 나아가 이를 다른 혜성의 측정 자료와 비교하는 과정에서 카이퍼벨트에서 온 혜성이든 오르트 구름 혜성이든 D/H 비율과 혜성의 출처는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비율은 혜성의 핵을 둘러싼 먼지와 가스인 코마(coma) 안의 얼음 알갱이에서 나온 물과 표면 얼음층에서 나온 물의 비율에 따라 달라져 얼음 알갱이에서 나온 물이 많을수록 D/H 비율이 떨어져 지구 물에 가깝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것이 모든 혜성의 D/H 비율이 지구의 대양과 유사할 수 있으며 지구에 더 많은 양의 물을 가져다줬을 수도 있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가 다른 혜성에서도 똑같이 적용되는지 추가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확인할 수 있을 만큼 혜성이 지구에 근접하는 것은 2021년 11월께 있을 것으로 예고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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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4 07:53:18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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