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셀북 고는 픽셀 슬레이트가 갔어야 할 방향을 보여준다. 저렴한 버전의 픽셀북이다. 미완성의 태블릿 인터페이스와 저품질의 키보드가 포함된 아이패드 프로의 경쟁 제품이 되는 대신, 픽셀북 고는 훌륭한 폼팩터, 멋진 사양, 그리고 흥미로운 디자인으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 첨언하자면, 필자가 써본 키보드 중에서 최고 중 하나다.
픽셀북(구글이 오리지널 버전을 999달러에 계속 판매 중인 제품)과 비교하면 픽셀북 고는 화면이 더 크고, 프로세서가 신형이며, 전면 카메라가 더 좋고, 배터리 사용 시간이 길고, 가격은 100달러 저렴하다. 사실, 픽셀북과 직접 비교할 만한 모델은 코어 i5, 8GB RAM, 128GB 스토리지 모델인데, 픽셀북보다 150달러 더 저렴하다.
360도로 접히는 쿼드 HD 디스플레이과 픽셀북 펜(Pixelbook Pen) 지원을 포기해야겠지만, 픽셀북 고의 타깃 고객은 이런 것들을 굳이 원치 않을 것이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아주 휴대성이 뛰어나면서 보기 좋고, 성능이 괜찮지만 수천달러까지 가지 않는 그런 노트북이다. 그리고 픽셀북 고는 바로 이런 니즈에 부합한다.
픽셀북 고 : 훌륭한 키보드를 탑재한 낮선 디자인
픽셀북 고의 가장 큰 특징은 대부분의 사용자와 제조사가 무시하는 부분인 ‘아래’다. 픽셀북 고의 아래 부분은 빨래판 모양인데, 구글은 휴대 편의성을 생각한 디자인이라고 설명한다.정말 휴대가 편한지는 모르겠지만, 독특한 것은 사실이다. 빨래판 모양이어도 탁자 위에 편평하게 놓인다. 체험하는 동안 오랜 시간 들고 있지 않았지만, 그 느낌이 썩 좋진 않았고, 필자가 사용 중인 픽셀북과 휴대성에서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아래쪽을 더 무겁게 만들어서 한 손가락으로 열 수 있게 된 것은 반갑다.
픽셀북 고의 나머지 부분은 블랙이나 핑크 색의 마그네슘 소재로 되어 있으며, 픽셀 슬레이트처럼 부드럽고 매트하게 마감되어 있고 모서리 부분은 곡선처리 되어 있다. 픽셀북의 유리 트랙패드가 그대로 적용되었는데 보다 정교해진 기분이며, 화면 주변의 베젤이 상당히 축소됐다. 즉, 픽셀북보다 전체적으로 작아지고 가벼워졌다는 의미다.
그리고 화면이 더 크다. 13.2인치의 와이드스크린이 탑재되었는데, 픽셀북은 12.3인치의 3:2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었다. 와이드스크린 태블릿이나 노트북을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전체화면으로 크롬을 열었을 때 나쁘진 않았다. 픽셀북 고는 픽셀북보다 해상도가 약간 낮지만(1920 x 1080 vs 2400 x 1600), 픽셀북과 나란히 놨을 때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또한, 1,399달러인 코어 i7를 선택하면 4K 디스플레이를 사용할 수 있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하지만 디자인이나 디스플레이보다 더 인상 깊었던 것은 픽셀북 고의 키보드다. 맥북 사용자로써 키 소리나 트래블에 무척 예민한데, 이미 픽셀북의 키보드는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였다. 그런데 구글의 새로운 백라이트 허시 키(Hush Keys)를 탑재한 픽셀북 고의 키보드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타이핑하는 동안 거의 아무런 소리도 듣지 못했다. 가능한 세게 쳤었는데, 공간이 시끄러웠던 탓도 있으나 픽셀북에선 들리던 그 소리가 픽셀북 고에선 들리지 않았다.
픽셀북 고 체험 총평
픽셀북 고의 시작하는 649달러로 여러 다른 크롬북보단 높은 편이지만, 얻을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꽤 괜찮다. 엔트리급 모델에는 8세대 코어 M3 프로세서, 8GB RAM, 64GB 스토리지가 탑재되어 있는데, 이는 일반 크롬북보다 높은 사양이다.물론 사양이 높아질수록 가격이 비싸진다. 여기서 저렴하다고 표현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기본 모델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픽셀북 고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픽셀북 보다 여러모로 가벼운 느낌이며, 구글은 가격도 여기에 맞췄다.
픽셀북 고를 체험해보면서 오리지널 아이북(iBook)을 떠올렸다. 대중을 위한 애플의 하이엔드 노트북으로 재탄생한 모델이다. 픽셀북 고 역시 그와 비슷하길 바라는데, 필자의 첫인상, 그리고 역대 노트북 키보드 중 최고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editor@itworld.co.kr
http://www.itworld.co.kr/news/133807
2019-10-27 08:01:29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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