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김영우 기자] 100인치 이상의 화면을 구현해 영화관 같은 환경을 꾸밀 수 있는 프로젝터는 그야말로 디스플레이 기기 중에서도 '끝판왕' 같은 존재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돈을 들여 가정에서 이를 이용하기에는 고민되는 사항이 적지 않다. 투사면과 프로젝터 사이에 수 미터 이상의 거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넒은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 화면이 크기 때문에 저화질 영상 감상 시 조악함이 잘 드러난다는 점, 주변 조명을 완전히 차단한 상태에서만 감상이 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주기적으로 램프(광원) 교체해야 한다는 점 등이 대표적이다.
옵토마(Optoma)의 'P1'은 이러한 기존 프로젝터의 단점을 상당부분 해소한 제품이다. 불과 25.7cm의 짧은 투사거리에서 100 인치 화면을 구현할 수 있는 초단초점 제품이며, 4K UHD급 고해상도에 HDR 기술 지원으로 영상 품질을 극대화했다. 또한 수명이 거의 반영구적이면서 3,000안시루멘의 밝기를 구현할 수 있는 레이저 광원을 적용해 이용 및 관리 편의성을 동시에 만족시킨다. 그 외에 각종 스마트 기능을 지원하는 등, 최근의 시장의 추세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것 역시 눈에 띄는 제품이다.
좁은 곳에서도 대화면, 인상적인 고출력 스피커
옵토마 P1의 외형은 일반적인 프로젝터와 전혀 다르다. 투사용 렌즈는 전면이 아닌 상단에 비스듬하게 달려있으며 그 대신 커다란 스피커부가 전면을 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얼핏 보면 TV 앞에 두고 쓰곤 하는 사운드바를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실제로 P1에 달린 스피커는 옵토마 산하의 오디오 전문부문인 누포스(Nuforce)에서 개발한 특별한 물건이다. 저음과 고음을 균형감 있게 묘사하고 음량도 상당히 큰데다 돌비오디오 기술도 적용 되어있어 별도의 외부 스피커를 이용하지 않아도 괜찮은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본체 크기가 576 x 383 x 115mm로 제법 크다. 무게 역시 11kg으로 자주 들고 이동하기엔 다소 부담스럽다. 하지만 이 제품은 벽면 바로 앞에 두고 쓰는 초단초점 프로젝터이므로 일반 프로젝터와 달리 제품의 배치 및 설치의 어려움이 그다지 없다. 일반 프로젝터는 100인치의 화면을 투사하기 위해 3~4m정도의 거리가 필요하다. 반면 옵토마 P1은 25.7cm 거리에서 100인치, 36.8cm 거리에서 120인치의 화면을 구현한다. 충분한 너비의 투사면만 있으면 넓지 않은 방도 영화관처럼 꾸미는 것이 가능하다. 제조사에선 이를 강조하기 위해 단초점, 초단초점을 넘은 '극초단초점' 제품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4K UHD + HDR 지원, 반영구적 수명의 레이저 광원
큰 화면과 더불어 기존 풀HD급(1920 x 1080) 해상도의 4배의 화면 정밀도를 갖춘 4K UHD급(3840 x 2160) 해상도를 지원한다는 점, 화면 전체의 명암비(밝은 곳와 어두운 곳을 구분하는 능력)와 컬러 표현능력을 극대화하는 HDR(High Dynamic Range, HDR10, HLG 규격) 기술을 지원한다는 점 덕분에 고품질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제조사에선 단일칩 구성의 DLP 기술 및 RGBYRGBY 8세그먼트 컬러휠을 적용해 광원이 틀어지거나 픽셀 배열의 오류 없이 또렷한 화면을 구현한다고 강조한다. DLP 프로젝터 특유의 높은 명암비(1,500,000 : 1) 역시 화면의 명료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이와 더불어 초당 24프레임으로 구동하는 영상을 초당 60프레임으로 부드럽게 보정하는 퓨어모션 기술을 지원하는데, 이는 특히 화면의 움직임이 거친 영상을 볼 때 효과가 좋다. 그 외에 전용 안경(별매)을 이용하면 3D 화면의 감상도 가능하다.
한편, 이 제품에서 또 한가지 주목할 만한 점은 광원이다. 일반 프로젝터에 탑재되는 수은 램프는 수명이 약 3,000시간 내외라 2~3년 주기로 교체 비용이 발생한다. 하지만 옵토마 P1에 탑재된 레이저 광원은 통상 이용 시 약 20,000시간, ECO 모드 이용 시 약 30,000 시간의 수명을 갖추고 있어 사실상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다. 그리고 기존의 LED나 레이저 광원 기반 프로젝터는 수명이 긴 대신 밝기가 어두운 것이 단점이었는데 옵토마 P1의 레이저 광원은 기존 광원과 대등한 3,000 안시루멘의 밝기를 실현했다. 덕분에 주변 조명을 완전히 차단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비교적 또렷한 화면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의 트렌드에 부합하는 HDMI 2.0, HDCP 2.2 지원
본체 후면의 외부 연결 인터페이스는 전원 포트 및 영상/음성 입력용 HDMI 포트 2개, 디지털 음성 출력용 S/PDIF 포트 1개, 네트워크 연결용 랜 포트 1개, 음성 출력용 오디오 포트 1개, 그리고 USB 포트 2개(저장장치 연결용 / 서비스용)로 구성되었다.
탑재된 HDMI 포트는 2.0 규격이라 4K UHD급 영상을 60Hz 주사율(초당 이미지 전환 수)로 부드럽게 구동할 수 있으며, HDCP 2.2 규격을 지원하므로 넷플릭스와 같이 보안 기술이 적용된 콘텐츠의 고화질 구동에도 제한이 없다. USB 포트에 USB 저장장치를 연결해 저장된 사진이나 음악, 동영상을 재생하는 기능도 지원한다. 다만 SMI 자막 파일을 인식하지 못해서 국내 환경에서 영화 감상용으로 쓰기엔 다소 아쉬움이 있다. 그 외에도 본체 우측면에 HDMI 및 USB 포트 1개씩을 추가로 탑재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는 와이파이 및 블루투스 기능을 탑재하고 있어 연결성이 좋은 편이다.
동봉된 무선 리모컨은 버튼의 수가 적은 편이지만 옵토마 P1의 메뉴 인터페이스가 스마트 기기와 유사하기에 조작하기엔 큰 불편함이 없다. 레이저 포인터 기능은 없지만 어두운 곳에서 유용한 백라이트를 내장하고 있다. 그리고 건전치 교환식이 아니라 충전식이라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벽면을 갤러리로, 색다른 스마트 기능 지원
만약 동봉된 리모컨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스마트폰을 리모컨처럼 이용할 수도 있다. 구글 플레이 및 애플 앱스토어에서 제공하는 옵토마 커넥트(Optoma connect) 앱을 이용해 본체를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옵토마 P1은 다양한 스마트 기능을 제공하는데, 그 중 흥미를 끄는 건 인포월(InfoWall) 기능이다. 시간이나 날씨, 스케쥴(구글 캘린더 연동 가능)과 같은 유용한 정보를 배경화면과 함께 벽면에 지속 투사하는 기능인데 이는 마치 PC나 스마트폰의 위젯 기능을 현실의 벽에 적용하는 것과 비슷하다. 적절하게 배치하면 공간의 분위기를 바꾸는 용도로도 쓸 수 있다.
이 기능을 응용해 일종의 가상 아트 갤러리로도 활용할 수 있다. 르네상스, 바로크, 낭만주의, 인상주의, 후기인상, 입체파 등의 테마를 선택해 사용자의 벽면에 명화가 걸려있는 듯한 효과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옵토마 P1은 아마존 알렉사(영어) 및 구글 어시스턴트와 같은 음성인식 AI 비서 기능과 연동 가능하다. 참고로 옵토마 P1은 내부적으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로 구동하며 넷플릭스나 유튜브, TED, 파이어폭스와 같은 몇 가지 앱을 제공하지만 구글 플레이 스토어는 탑재하지 않았다. 별도로 APK(안드로이드 앱 설치 파일)를 이용해 새로운 앱을 설치하는 건 가능하지만 이 경우 호환성이나 안정성을 완전히 보장하는 건 아니라는 점을 알아 두자.
영상품질, 설치 편의성 만족스러워
제품의 대략적인 특성을 살펴봤으니 이젠 직접 영상을 체험해 볼 차례다. 앞서 말했듯 옵토마 P1은 25.7cm 거리에서 100인치의 화면을 구현할 수 있고 밝기도 충분한 수준이라 충분한 벽면만 확보된다면 다양한 환경에서 설치가 가능하다. 다만 프로젝터 본체의 크기가 상당한 수준이라 이를 둘 만한 적당한 크기의 테이블은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스크린 형상 보정 기능이다. 기존 프로젝터에도 투사 화면의 상하좌우 4군데의 모서리를 조절해 일그러진 영상을 보정하는 키스톤 기능이 있었는데 옵토마 P1의 경우는 총 81개 포인트를 기준삼아 세세하게 영상을 보정할 수 있다. 이 기능을 수월하게 쓰기 위한 전용 모바일 앱인 '스마트핏(SmartFIT)'도 제공하고 있으며, 스마트폰 카메라로 화면을 인식하는 과정을 거쳐 자동 보정하는 편리 기능을 갖췄다.
<HDR 미적용>
<HDR 적용>
실제로 구현되는 화면은 밝기나 색감, 선명도 면에서 충분히 만족스럽다. 특히 HDMI 2.0 지원을 통해 UHD급 동영상을 60Hz로 부드럽게 구동할 수 있는 점, HDR 지원 콘텐츠를 감상할 때 한층 풍부한 색감의 영상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초당 구동 프레임이 낮거나 HDR을 지원하지 않는 콘텐츠라도 퓨어모션 기능과 가상 HDR 지원 기능을 활성화하면 상당부분 품질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성능과 기능, 빠짐없이 챙긴 고급형 제품
옵토마 P1은 좁은 공간에서도 큰 화면을 간단히 구현할 수 있는 극초단조첨 프로젝터로, 4K UHD 급 고해상도와 HDR 지원, 우수한 사운드, 반영구적인 수명의 광원, 그리고 충분한 밝기를 갖추고 있어 가정 및 사무실, 매장 등 다양한 환경에서 두루 적용할 만한 제품이다. 특히 인포월을 비롯한 스마트 기능을 잘 활용하면 실내 분위기를 바꾸는 용도로도 충분히 이용할 수 있다. 최근 프로젝터 시장에서 주목받는 대부분의 트렌드가 빠짐없이 적용되어 있다는 점이 특히 눈길을 끈다.
본체 덩치가 다소 큰 점이나 기본 제공 앱의 종류가 한정적인 점 등의 일부 아쉬움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단점보다는 장점이 확실히 더 많은 양질의 제품이다. 2019년 10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 기준 옵토마 P1은 427만 1,800원에 팔리고 있다. 단초점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일반 4K UHD급 프로젝터 대비 확실히 높은 가격대의 제품이라 누구에게나 추천할 수는 없겠지만 새로운 기술, 새로운 감각에 중점을 두는 고급 사용자라면 관심을 가질 만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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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4 10:07: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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