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솔 게임 시장 라이벌로 꼽히는 X박스와 플레이스테이션(PS) 플랫폼의 차세대 콘솔 기기의 성능이 공개되면서 경쟁 열기가 점차 고조되고 있다.
19일 외신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는 각각 차세대 콘솔 기기 X박스 시리즈X와 PS5의 성능 및 최신 기술들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MS는 최근 X박스 블로그를 통해 차세대 기기의 '파워' '속도' '호환성' 등 3개 기본 특성과 함께 새로운 기능과 기술들을 소개했다.
X박스 시리즈X는 8코어 최고 3.8GHz의 AMD 젠2 CPU가 탑재된다. GPU는 AMD의 RDNA2 아키텍처 장점을 극대화한 커스텀 프로세서가 탑재된다. 이를 통해 기존 X박스원X의 두 배, X박스원의 8배에 달하는 12테라플롭스 성능을 발휘하며 프로세싱 파워도 X박스원 대비 4배 강력하다는 설명이다.
MS는 우선 초당 60프레임(fps)을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을 내세웠다. 현세대의 하드웨어에서는 개발자들이 프레임 속도를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고품질을 유지하기에 한계와 제약이 있었으나 이를 해소하려고 했다는 설명이다.
X박스 차세대 기기는 타협 없이 4K의 60fps 환경으로 게임을 실행할 수 있는 콘솔을 지향하고 있다. 더 나아가 최대 120fps 환경이 가능한 성능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MS는 유저들이 차세대 기기에서 큰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 중 하나로 다이렉트X 레이트레이싱 지원을 꼽았다. 이를 통해 이전보다 정확하게 실시간으로 빛과 소리의 속성을 구현할 것이란 설명이다.
MS는 ‘마인크래프트’ 데모를 통해 광선 추적 기능을 사용해 완전히 투명한 물과 달빛이 해초에 반사되는 등의 묘사가 가능했음을 밝혔다. 또 ‘기어스5’에서는 그림자 묘사의 깊이를 더하는 동시에 100fps 이상의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속도 측면에서는 SSD 추가를 통해 새로운 환경을 제공하게 됐다는 게 MS 측의 설명이다. 게임 플레이에 진입하는 시간이 단축되거나 플레이를 중단했다 바로 되돌아가는 것 등의 요구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
MS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간의 긴밀한 통합을 위한 ‘X박스 벨로시티 아키텍처’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100GB 규모의 ‘게임 애셋’에 즉시 액세스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
앤드류 구센 MS X박스 시리즈X 기술 연구원은 “CPU는 새로운 콘솔의 두뇌이고 GPU가 심장이라면, 밸로시티 아키텍처는 영혼이라 할 수 있다”면서 “새 콘솔에서 가장 혁신적인 부분 중 하나”라고 내세웠다.
이 같은 기술 발전을 통해 대규모 오픈월드 게임이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파이널판타지15’ ‘어쌔신크리드 오디세이’ ‘레드 데드 리뎀션2’ 등의 작품들을 비교 사례로 꼽기도 했다.
이 같은 오픈월드 게임들의 세계를 보다 역동적이면서도 충실하게 구현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데이터(애셋)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로딩으로 몰입감이 떨어지는 것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평이다.
입출력에서의 지연(레이턴시) 측면에서도 차세대 기기는 향상된 모습을 보여줄 전망이다. 새로운 기술 ‘다이내믹 레이턴시 인풋(DLI)’을 통해 입력을 디스플레이와 즉시 동기화시켜 조작 정확도와 반응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DLI는 무선 컨트롤러 연결 시 높은 대역폭을 제공하며 전용 무선 통신 프로토콜을 활용해 대기 시간을 최적화한다. 이 외에도 HDMI 포럼 및 TV 제조업체들과 협업해 자동 저지연 모드(ALLM) 및 가변 리프레시 레이트(VRR) 등을 통해 한층 강화된 게임 경험을 제공한다.
VRR은 디스플레이의 리프레시 레이트를 게임의 프레임 속도에 동기화해 부드러운 시각 효과를 유지하는 기능이다. 최소한의 지연을 보장해 우수한 반응 속도를 갖춘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빠른 재개(퀵 리줌)’ 기능도 지원된다. 현세대에서는 하나의 게임만 중단 후 다시 이어서 할 수 있었으나 차세대 콘솔에서는 여러 게임을 중단했다가 재개하는 등 전환이 자유로워진다는 게 MS 측의 설명이다.
이 같은 플레이 도중의 게임 상태는 SSD에 저장돼 콘솔을 끄거나 완전 분리, 또는 시스템 업데이트 이후에도 유지된다. 일주일 동안 콘솔의 플러그를 뽑은 다음 업데이트를 수행했지만 게임을 바로 이어서 진행이 가능했다는 것.
MS는 차세대 콘솔에서의 하위 호환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X박스 및 X박스360을 포함해 기존 X박스원 게임을 차세대 콘솔에서 보다 좋게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로드 시간, 프레임 속도, 해상도 및 이미지 품질 등의 측면에서 차세대 기기의 하드웨어 이점을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MS는 또 기존 X박스원과 차세대 X박스 시리즈X 간의 호환성을 강화하는 ‘스마트 딜리버리’ 기술도 발표했다. 각 플랫폼별 타이틀을 구매할 필요 없이 한번만 가격을 지불하면 교차 플레이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MS는 ‘헤일로 인피니트’를 비롯한 모든 X박스 독점 타이틀에 해당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또 MS 독점뿐만 아니라 모든 개발자들이 의지에 따라 이 같은 정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CD프로젝트레드가 ‘사이버펑크 2077’에 스마트 딜리버리 기능을 적용키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소니는 19일 새벽 PS5에 대한 내용을 온라인을 통해 공개했다. 그러나 유저들이 기대한 기기의 외형 등을 선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소 아쉽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PS5 시스템 설계자인 마크 서니는 SSD 및 GPU 등의 측면에서 PS5 성능을 소개하는데 큰 비중을 뒀다. 이는 당초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GDC)’에서 발표 예정이었던 내용이라는 점에서 유저들이 기대한 것들을 충족시키기에는 맞지 않았다는 평이다.
PS5는 8코어 3.5GHz AMD 젠 2 CPU와 10.3 테라플롭스 2.23GHz AMD RDNA 2 GPU 등이 탑재된다. CPU 및 GPU 모두 가변 성능으로 부하량에 따라 클럭이 조정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경쟁상대로 꼽히는 X박스 시리즈X의 성능과 비교하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X박스의 성능인 3.8GHz CPU 및 12 테라플롭스 GPU 등과의 차이가 크게 작용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반면 이 같은 우려에 대해 단일 수치만으로 실제 성능을 비교할 수 없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 다른 구성 요소들이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에 현재 지표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 향후 독점 작품에서의 역량 등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PS5의 저장장치는 825GB SSD와 16GB GDDR6이 탑재된다. PS4에서 1GB 로드에 20초가 걸렸다면 PS5는 2GB 로드를 0.27초에 처리할 수 있다. 데이터 검색 시간(seek time)이 거의 없어짐에 따라 메모리 효율도 향상된다는 것이다.
PS5는 새로운 아키텍처를 통해 보다 빠른 렌더링, 풍부한 객체 및 텍스처를 구현할 수 있도록 한다. 유저들의 시각적 효과에서 가장 차이를 느끼는 기능 중 하나로 꼽히는 레이 트레이싱도 지원한다. 오디오 측면에서도 게임 경험을 향상시킬 새로운 기술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PS5에서는 ‘햅틱’ 반응의 새로운 컨트롤러가 제공될 예정이다. 새 컨트롤러를 통해 레이싱 게임의 자동차가 추락하는 것과 축구 게임에서 태클을 당하는 것 등 각각의 상황에 따라 다른 반응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X박스 플랫폼이 이전 세대의 게임들을 지원하는 하위호환을 내세운 가운데, PS5 역시 기존 PS4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차세대 기기에서의 성능 향상이나 보다 이전 세대인 PS3 게임 지원 측면에서는 발표되지 않아 아쉽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한편 X박스 시리즈X와 PS5 모두 올해 연말연시 홀리데이 시즌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따라 이 같은 성능 발표 등을 통한 두 진영의 기싸움이 점차 고조될 것이란 전망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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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9 09:02:07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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