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mis, 23 Januari 2020

적색왜성 주변 덩치 큰 행성 수천년 '찰나'에 형성 - 연합뉴스

작은 별 주변 큰 행성 형성 컴퓨터 실험 통해 규명
적색왜성 주변 원시행성 원반 시뮬레이션 결과
적색왜성 주변 원시행성 원반 시뮬레이션 결과 [UCLan 제공]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우리은하에서 가장 흔한 별인 '적색왜성'(red dwarf) 주변에서는 대형 행성이 자주 발견되곤 하는데, 작은별 주변에서 이런 큰 행성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만들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영국 센트럴랭커셔대학(UCLan)에 따르면 이 대학 천문학자 앤터니 머서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적색왜성 주변 원시행성 원반에서 행성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컴퓨터 모의실험한 결과를 학술지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Astronomy and Astrophysics)을 통해 발표했다.

적색왜성은 태양 크기의 10~50%밖에 안 되지만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인 목성의 10배에 달하는 대형 행성을 갖고있는 것이 관측되기도 한다. 지금까지 적색왜성을 도는 것으로 관측된 외계행성 중 약 30%가 목성보다 크다는 점은 적색왜성 주변에 대형 행성이 얼마나 많은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목성이 태양계에 있는 행성을 모두 합쳐놓은 것의 2.5배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적색왜성이 가진 대형 행성들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대형 행성은 큰 별에서 가스와 먼지 입자들이 점진적으로 축적되면서 서서히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적색왜성처럼 작은 별이 대형 행성을 만들 물질도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큰 행성을 만드는지는 미스터리가 돼왔다.

연구팀은 이를 규명하기 위해 영국의 슈퍼컴퓨터 시설인 DiRAC로 컴퓨터 모의실험 모델을 만들어 적색왜성의 원시행성 원반 내에서 행성이 형성되는 과정을 분석했다.

그 결과, 작은 별 주변을 도는 가스와 먼지로 된 대형 원반이 충분히 크면 '원반 불안정성'(disk instability)이 생기면서 지역별로 쪼개지고, 그 안에서 불과 수천년 사이에 대형 행성이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천문단위에서는 극도로 짧은 시간이다.

적색왜성의 외계행성 상상도
적색왜성의 외계행성 상상도 [NASA/D.아귈라,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 제공]

원반 불안정성은 별의 질량대비 원반의 질량이 30~60%일 때 발생하는데 이는 큰 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태양과 같은 큰 별에서는 이런 질량비를 가질 가능성이 작아 목성크기의 대형 행성이 형성될 가능성도 줄어드는 것으로 지적됐다.

연구팀은 또 적색왜성 주변에서 형성되는 대형 행성들의 중심 온도가 수천도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뜨거운 온도로 젊은 행성일 때는 상대적으로 잘 발견되다가 내부 에너지원이 없어 점차 희미해지면 직접적으로 관측할 기회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공동저자인 디미트리스 스타마텔로스 박사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행성 형성을 들여다보고 초기 관련 사항을 구체적으로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이 행성들이 빨리 형성되고 예상외로 뜨겁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매혹적이었다"고 했다.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측된 이론들이 젊은 적색왜성 주변의 행성에 대한 실제 관측을 통해 검증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eomn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0/01/23 16:2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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